잠자리가 포식자란에 있는 것을 보고 의아했을 수도 있다.
몰론 잠자리는 우리에게 위험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잠자리에게 물렸다는 얘기 또한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곤충의)생태계에서 잠자리는 분명히 포식자다.
ㄴ사진설명: 먹이 피라미드의 최상층에 존재하는 잠자리
필자도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몰랐었지만 어릴 적 작은 일을 계기로 잠자리가 포악한 육식곤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찍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맨손으로 갖가지 곤충을 잡고 다녔던 나는 어느 날은 모든 손가락 마디에 잠자리를 끼워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극혐)
그래서 왼손 검지와 중지에 잠자리 날개를 낀 채로 한마리를 더 잡아 그 옆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워놓았는데, 새로 잡힌 잠자리는 먼저 잡혀있던 잠자리를 향해 마구 다리들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그 행동이 공격적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두번째 잠자리는 기어이 첫번째 잠자리의 다리를 하나 잡아 뽑더니 눈 밑에 달린 커다란 입으로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것이었다.
그걸 본 나는 잠자리라는 곤충 자체가 기분나빠져 바로 둘다 날려버렸다.
후에 잠자리 유충 또한 포식자로서 이것저것 잡아먹고 다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 야만적인 녀석이지만, 동시에 해충을 많이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롭다고 해서 잡지 말자 뭐 이런 얘기는 아니고, 가능하면 죽이지 말고 다시 살려보내주자.
그래서 잠자리를 잡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나는 건 건드리지 말고 앉아있는 아이들을 목표로 하자.
본인은 전에 나는 걸 잡아보려다 힘조절에 실패해 안타깝게도 그 가냘픈 목을 부러뜨려 버렸었다.
그런 참사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앉아있는 아이들을 잡아야 하는데, 앉은 모양새에 따라 잡는 성공률이 결정되곤 한다.
잠자리가 날개를 약간 위로 뻗친 채로 앉아있다면 보통은 예민한 상태로 주변을 심히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엔 걸어서 다가가기만 해도 날아가버릴 것이다.
쉬운 목표는 바로 날개를 수평 또는 그보다 더 아래로 내리깔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런 경우엔 한쪽 날개를 낚아채고
이렇게 땅에 붙어있을땐 손을
이
렇게 해서 양날개를 덮으면 된다.
날개를 완전히 내리깔고 있다면 그냥 잠자리 모형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잡아도 잡힌다.
자고 있어서 그런건지 어떤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다.
게다가 이 상태의 잠자리들은 상당히 멍청해서,
눈치채고 날아갔다가도 한발짝만 물러서주면 원래 앉아있던 자리로 되돌아간다.
여기서 신기한 점은 이 녀석이 다시 앉으면 길어야 한 10초만 경계자세(날개를 위로 뻗은)를 유지하다가 곧 풀어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실 첫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잠자리는 많지 않고 대부분은 앉자마자 안심한다.
나름 자기가 포식자라 거만한 건지, 이동네에 새가 별로 없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잡기 가장 쉬운 곤충인 듯 하다.
날개 뜯는 걸 제외하면 잠자리로도 별로 할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물건 들게하기 정도?
아 참 왜인지 모르겠지만 잠자리는 개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어릴때 종종 잠자리를 애완견 몸에 붙여놓는 장난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보면 털을 갉아(?)먹고 있었다.
소화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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