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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백과

함정꾼의 함정제작법

*주의* 중학생 이상은 가급적 따라하지 말 것.(고등학생 이상은 그냥 글만 볼거 아니까)


고백하자면 이 글은 정말 쓸데 없는 글이다.


단순한 흙장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니 뭐 별 의미가 있겠는가.


단지 요즘도 아직 그런 놀이문화가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름 특별했던 나만의 함정 제작법을 소개해본다.


1단계: 놀이터에서 사람(애들[초등학교 기준])이 많이 다니는 길목, 그중에서도 땅이 부드러운 위치를 물색한다.


여러분의 목표는 동급생과 또래들이니 주로 정글짐 근처나 그네 옆 등이 좋은 위치가 되겠다.



2단계: 땅을 판다.


넓이는 여러분의 발 길이보다 좀 더 크게, 깊이는 자신이 만족스러울 만큼.


주의할 점은 V자 모양으로 파지 않는 것이다.


U 모양으로 안쪽도 깊이 파야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친구나, 어른이 걸려도 발목을 다칠 염려가 없을 것이다.

 

 

3단계: 파는 단계가 끝나면, 너무 얇지도 않고 굵지도 않은 적당한 나뭇가지를 찾아서 구덩이의 둘레에서 안쪽을 향하게 꽂아라.


좋은 방법은 십자(+)또는 별(*) 모양으로 조금 긴 나뭇가지를 한쪽부터 반대쪽까지 이어지도록 꽂는 것이다.


그 다음 좀더 작은 나뭇가지를 근처에 꽂아 뼈대를 강화해 준다.


4단계: 잎이 넓적한 나뭇잎, 풀, 또는 공책종이로 함정을 빈틈없이 덮는다.


위에 모래를 덮어서 완전히 숨겨야 하기 때문에 모래가 빠질 구멍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


아무리 작더라도 땅바닥에 시커먼 구멍이 있으면 의심스럽지 않겠는가?



5단계: 누군가가 빠질 때까지 기다린다.


모든 것은 이 순간을 위한 노력이었다,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었다 한들 사람이 빠지는 걸 직접 보지 못한다면 그 노력은 보상받을 수 없다.


근처의 정글짐이나 뭐 그런 곳에서 작업을 함께 한 친구와 놀며 기다리다 보면 곧 희생자를 보고 신나게 웃어줄 수 있을 것이다.


5-1단계: 가짜 함정 만들기


초등학교 때 함정 놀이를 자주 하다 보니 내가 만든 함정에 빠지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무리가 생겨났고, 그 중 일부는 나와 함께하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그냥 함정에 찾아와서 일부러 빠지곤 했다.


하지만 예상한 채로 고의로 빠져버린다면 그건 함정으로써의 역할을 한 게 아니며, 나로썬 즐거움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가짜 함정

진짜 파지는 않고 둥근 모양으로 흙만 살짝 헤집어 놓는 것인데, 위치는 진짜 함정의 바로 옆에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러면 마조히스트 변태들은 애꿎은 흙만 꾹꾹 눌러대며 투덜대다가 반댓발이 함정에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이 경우 잘 넘어짐)

 

이게 끝이다.


어릴적 걸린 사람이 놀라는 것에 즐거워하며 종종 즐기던 놀이 '함정만들기'의 모든 것이다.


앞으로는 차마 하지 못함 장난이기에... 써보고 싶었던 것 같다.

 

 


 

추신. 요즘 초등학생은 점심시간에 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