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 백과

루시드 드림을 주제로 한 잡소리 -1

루시드 드림, 또는 자각몽에 대해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꿈을 꾸는 중에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럼으로써 꿈의 흐름에 영향을 주거나 더 나아가서는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내가 내린 정의다.

 


 

하지만 태어나서 한번도 이런 꿈을 꿔본 적이 없거나, 한두 번 밖에 꿔 보지 못한 사람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카페도 여럿 생기고 하면서 루시드 드림 열풍이 한차례 불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한창 유명한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내 자신이 경험도 많고 잘 아는 편이라 생각되어 글을 적어본다.



내가 자각몽을 가장 처음으로 꾼 것은 유치원생 때였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꿈을 기억한다는 게 별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나이의 나에게는 꽤나 인상 깊은 꿈이었으니 여지껏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일 테다.


여튼 그날의 꿈 속에서 나는 내가 자주보던 만화영화 곡스(찰흙으로 만든 만화인데 선사시대의 한 가족이 주인공이다. 여러 공룡도 등장하려 코믹하다.)의 주인공들과 함께 아파트단지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ㄴ얘네 나옴ㅇㅇ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시간이 알고 싶어졌고, 곡스 가족 한명에세 물어보니 아뿔사, 유치원 갈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주제에 유치원 갈 시간을 걱정하는 생각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깨닫는 과정에서 난 내가 꿈속에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늦은 시간은 정말이라고 생각했기에 곧 다급해졌다.


자의로 꿈을 깰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그게 가능하다는 생각도 못 했다.)


곡스 가족에게 내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자 그들이 말하길; 너네 아파트 동을 찾아가면 여신님? 여왕님? 뭐 하여튼 그런 분이 있다고, 그분이 널 현실세계로 되돌려 주실 것이라는 식의 대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말을 마치자마자 나를 안 보내주겠다며 덤벼드는 것이 아닌가.


식겁해서 놀이터와 아파트 단지를 도망다니며 겨우 그들을 따돌린 나는 △동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 지팡이 따윌 들고 마법사 같은 복장으로 서서 날 기다리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사진은 마녀지만 여튼 뭐 이런 느낌이었다.)

 


왜인지 난 별로 당황하지 않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난 그 마법사인지 어머닌지 모를 존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분은 웃으시며 뭐라고 쏼라쏼라 하시더니 날 현실세계로 보내 주셨다. 

그대로 눈을 뜬 나는 내 방 시계의 시간과 꿈 속에서의 시간이 같은 것을 보고 경악했고, 그 말은 유치원에 늦을 거라는 뜻이기에 한번 더 경악했다.


벌떡 일어나서 거실로 달려나가니 내 소란에 깨신 듯한 어머니가 왜 벌써 일어났느냐고 물으시던 것이다.


...그렇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주말 아침의 작은 소동은 금세 마무리가 되고 난 잠자리에 다시 누웠지만 너무 신기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잠은 잘 왔다. 선명하게 기억된 꿈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기억해 낼 수 있을 정도다.


별 대단한 꿈도 아닌데 쓸데없이 설명이 길었다.


죄송하다.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원래 쓰려던 자각몽 꾸는 법은 조금남은 잡소리와 함께 다음 글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