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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백과

에어컨 실외기 날개 고치기(야매주의)

얼마 전 학교 동아리방의 에어컨의 바람이 시원하지 않다는 제보를 받고...

곧바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A/S나 수리기사를 부르겠지만,
애초에 10년이 넘은 에어컨인데 무상 서비스가 될리는 없고 최소 신사임당 한분이, 그것도 동아리 회비가 쓰일 것이 분명했으니!

그냥 직접 해보기로 했다(늘 그렇듯이).

고쳐본 건 많지만 이렇게 큰 대상은 처음이라 사실 별 자신이 없었다..

학교 열역학 시간에 배운 대로라면 에어컨은 고온 열교환부와 저온 열교환부로 이루어져 있을 테고, 에어컨 쪽은 저온 열교환부, 실외기 쪽에서는 고온 열교환부로 뜨거운 바람을 밖으로 빼내는 원리일 것이었다!

여기 좋은 설명이 되는 그림이 있다.

열 교환 자체가 제대로 안 일어난다면 평범한 공돌이인 나로썬 더 손쓸 방법이 없이 엘쥐에 전화를 걸어야 했을 테지만--
실외기 쪽을 얼핏 보자마자 원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실외기의 팬 날개가 부러져 끼어있던 것. 모터를 돌려고 하는데 날개 조각이 끼어 못 돌자 열만 잔뜩 내고 있었다(진짜로 뜨겁다는 말임).

뜨거운 바람을 밖으로 빼내지 못해 차가운 바람과 뜨거운 바람이 에어컨 쪽으로 모두 들어오니 당연히 시원하지 않았던 것..

햇볕도 심히 뜨거운데 과열되면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몰라 일단 뜯었다.

 

문제를 찾았지만 팬 날개만을 따로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인터넷엔 맞는 사이즈가 없고, 에어컨 전문점에선 대략 4만원정도에 판다는 것 같았지만 그 멀리까지 가서 사오기도 귀찮고 돈도 아깝고 내가 붙일수도 있을 것 같고 뭐 암튼 그래서 날개 대신에 본드를 샀다!

본드로 고속회전하는 날개를 붙인다고?
바보같아 보이는 거 안다.

그리고 그 바보같은 짓을 해서 실외기 진짜 고장낼 뻔하긴 했다;;

본드칠+노끈으로 꼬매기 로 자신만만하게 달아놨었지만 가동 약 10분만에 끈이 끊어져...

 

ㅠㅜ

 

더 좋은 방법이 필요했다, 강력한 무언가!

....

(아주 두꺼운)철사를 샀다.

 

라이터로 달군 송곳으로 열댓 개의 구멍을 뚫고 혼신의 근육 바느질

축 부분에도 원래 있던 부품이 날개가 깨진 통에 같이 부서졌는지 모터와 팬의 간격을 줄 부품이 없어서 청테이프로 간격 조정 후

장착 완료~ 다행히 날개 간의 무게 중심은 큰 차이가 없었다.

수리 끝!

 

시행착오 끝에 다행히 약 오천원의 재료비로 수리를 끝낼 수 있었다.

이번 여름을 시원하지 보내기 위해!

엘쥐울동아리 화이팅



※주의※ 자신감이 없다면 따라하지 말아주세요